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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스스로 이를 닦기 시작한 건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거의 매일 하루 3번씩 꾸준히 닦았고, 중간중간 가글액으로 나름 상쾌하게 헹구기도 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금, 은색이 씌워져 있는 건지 아쉽기만 합니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아팠던 기억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랑니' 와의 이별. 깊숙이 누워 있어 바로 발치가 불가하다고 사랑니를 깨서 조각으로 하나씩 빼내기를 거의 2시간가량 진행하니 턱은 얼얼, 마취제로 침 질질, 치통약을 먹어도 밤새 앓느냐고 고통스러웠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건강의 1번째는 일단 잘 먹어야 한다. 라는 옛 성현의 가르침에 따라 오랫동안 잘 먹기 위해 치아에 대해 조금 더 상세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치아의 중요성
치아는 단순히 음식을 씹는 기능만 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발음과 표정에도 영향을 주며, 전신 건강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치아가 하나라도 빠지거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저작력이 저하되어 소화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잇몸질환이나 충치는 심장병,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건강한 치아는 곧 건강한 삶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치주질환 유병률은 성인 기준 70%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평균 잔존치 수가 16~17 개에 불과하며, 의치 사용 비율도 높습니다. 이런 현상은 주기적인 관리 부족, 예방에 대한 인식 부족, 치료 위주의 접근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치아는 증상이 나타난 후 치료하기보다는, 미리미리 관리하고 점검하는 것이 훨씬 비용 효율적이고 건강에도 좋습니다.
치아의 구조와 기능, 잇몸병(치주질환)
치아는 크게 법랑질, 상아질, 치수(신경), 치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겉에서 보이는 하얀 부분은 법랑질로 가장 단단한 조직이지만 산에 의해 쉽게 부식될 수 있습니다. 그 아래 상아질은 민감하며 통증을 느끼는 부분이고, 중심에는 혈관과 신경이 존재하는 치수가 있습니다. 치아는 절치, 견치, 소구치, 대구치로 나뉘며 자르기, 찢기, 씹기, 갈기 등의 역할을 나눠서 수행합니다. 각 치아는 형태와 위치에 따라 고유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상실되면 전체 구강 시스템에 영향을 줍니다. 충치는 입속 세균이 당을 분해하면서 생긴 산이 치아를 부식시키는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점차 법랑질이 파괴되고, 상아질을 거쳐 치수까지 진행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신경치료가 필요해집니다. 자주 단 음식을 먹거나 탄산음료를 마시는 습관, 양치 습관 부족, 타액 분비량 감소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충치는 예방이 가능하며, 식후 3분 이내 양치, 불소치약 사용, 정기 스케일링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유치충치가 영구치 배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잇몸병은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뉩니다. 초기 치은염은 잇몸이 붓거나 출혈이 발생하며, 치료가 쉽고 회복도 빠릅니다.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염증이 잇몸뼈까지 진행되어 치주염으로 악화됩니다. 이 경우 잇몸뼈가 녹고 치아가 흔들려 결국 빠지게 됩니다. 치주질환은 30대 이후부터 급격히 증가하며, 흡연자에게 더 많이 나타납니다. 심혈관계 질환, 당뇨, 치매 등의 전신 질환과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예방이 중요합니다.
치아 관리 습관과 치료 방법
식후 3분 이내 양치하는 습관으로 음식물 잔여물이 산성으로 변하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플라그가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치실과 치간칫솔을 사용하여 칫솔이 닿지 않는 치아 사이 공간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충치와 치주병 예방에 매우 중요합니다. 불소 함유 치약을 사용하면 불소는 법랑질을 강화하고 초기 우식을 자연 회복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치석은 스스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스케일링 검사를 통해 6개월 ~ 1년 주기로 전문가에게 관리받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당류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설탕, 초콜릿, 탄산음료는 충치균의 먹이가 되므로 섭취 빈도와 양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충치나 외상으로 인해 치아가 손상되면 그 정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됩니다. 초기 충치는 레진으로 메우거나 인레이를 사용하며, 상아질 이상 진행된 경우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씌우게 됩니다. 만약 치아가 빠졌다면 임플란트, 브릿지, 틀니 중 상황에 맞는 보철 치료를 선택하게 됩니다. 임플란트는 인공치근을 턱뼈에 심어 고정된 보철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기능성과 심미성이 뛰어납니다. 브릿지는 빠진 치아의 양옆을 깎아 고정하는 방식으로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나, 인접 치아 손상이 단점입니다. 틀니는 여러 개의 치아를 잃은 경우 주로 사용되며, 탈착식이어서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단, 모든 치료법은 치아 상태, 잇몸 건강, 나이,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치과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합니다.
치아는 평생 자산
유아·어린이의 유치 관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충치 예방을 위해 불소 도포와 실란트 처치를 추천하며, 칫솔질 교육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설탕이 많은 간식은 제한해야 합니다. 성인은 직장생활, 육아 등으로 바쁜 시기지만 이 시기의 치주 관리가 평생 치아를 결정합니다. 치실과 스케일링을 생활화하고, 과도한 음주·흡연은 삼가야 합니다. 노인에게는 구강건조증, 잇몸 퇴축 등으로 인해 치아와 틀니 관리가 중요합니다. 하루 3회 이상 양치와 잇몸 마사지, 틀니 사용자의 경우 전용 세정제를 사용해야 하며,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합니다. 치아는 한번 잃으면 복원이 어렵고, 보철 치료로도 원래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간단한 습관과 예방으로 치아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정기 검진, 올바른 칫솔질, 식습관 개선만으로도 대부분의 구강 질환은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플 때만 가는 치과가 아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기관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미소, 풍성한 식생활, 활기찬 인생을 위해 꾸준히 치아를 관리하여, 우리가 가장 오래 사용하는 신체 기관이자, 가장 오랫동안 아껴야 할 자산임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최대한 오래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