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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기어다니고 걷고 뛰다 결국 넘어지고 멈추게 됩니다. 평소에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궁금증이 나와 관계된 문제가 되었을 때 비로소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막연하게 죽기 전에는 주마등이 스치고 고통에 몸부림 치거나, 수면 중에 고통없이 죽음을 맞이했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죽음이 가까워진 사람을 대하게 되자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띄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고, 그로 인해 몇 가지 알아보고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먼 곳으로 가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평소와는 다른 특이한 행동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의학적 징후가 아닌, 인간 존재의 깊은 본성과 감정, 심리 상태를 반영하는 중요한 신호들이며 임종을 앞둔 이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남은 시간 동안 환자와 가족이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고 이별을 준비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래는 자주 관찰된다는 '임종 전 보이는 5가지 특이한 행동' 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가볼 수 없지만 곧 가게 될 곳에 대한 준비

 

잠시 보다 빛나게 깨어나는 의식 : 회광반조 

임종이 임박했을 때, 혼수 상태였던 환자가 갑자기 눈을 뜨고 또렷하게 말하거나, 오랜 시간 무반응이던 사람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있습니다. 이는 뇌 기능이 완전히 정지되기 전 마지막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대부분 사망 수 시간 전이나 하루 전쯤 발생합니다. 이때 환자는 가족의 얼굴을 알아보고, 말을 하고,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기도 합니다. 이 현상은 과학적으로는 뇌세포의 마지막 전기적 활동과 관련이 있으며, 정서적으로는 환자가 남은 시간 동안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입니다. 가족들은 이 순간이 회복의 신호라고 오해하지 말고, 마지막 인연을 맺는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가시적 존재와의 소통 : 환시와 섬망

임종을 앞둔 환자들 중 일부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나 사물을 본다고 말하거나, 돌아가신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를 의료적으로는 ‘환시’, 혹은 ‘섬망’으로 분류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뇌 기능 저하, 약물 영향, 고열, 신경계 이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환자에게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실제로 무언가를 느끼는 것처럼 보이며, 두려움보다는 위로를 주는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종교적, 문화적 신념에 따라 ‘사후세계로 가는 길잡이’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환자의 말이나 행동을 억제하거나 부정하기보다는, 그 감정을 존중하고 공감해주는 것이 심리적 안정을 돕습니다.

음식과 물 거부 : 생명의 에너지 차단

임종이 다가오면 신체는 더 이상 음식을 소화하거나 수분을 흡수할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환자는 음식을 거부하거나 물조차 마시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라, 신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이 시기에는 억지로 음식을 먹이려 하기보다는, 환자의 상태를 존중하고 입술을 적시는 정도의 수분 공급만으로 충분합니다. 체온이 떨어지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호흡 패턴도 바뀌는 이 시기는 ‘자연스러운 죽음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무리한 처치보다 ‘완화의료’ 적인 접근이 더 적절합니다.

감정 정리와 용서 : 인생을 마무리하는 순간

임종이 가까워지면 환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미처 정리하지 못한 감정들을 하나둘 꺼내 놓습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 사랑했던 사람, 후회했던 일, 감사를 표현하지 못한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며 이를 가족과 나누고 싶어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심리학적으로 ‘인생 회고(Life Review)’로 불리며, 죽음을 앞둔 인간이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때로는 화해, 용서, 감사의 표현이 오가기도 하며, 이러한 대화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정서적 치유의 시간을 제공합니다. 이 시기를 잘 보낸 사람들은 훗날 덜 후회하는 이별을 경험하게 됩니다.

비언어적 소통 증가 : 말 대신 전해지는 메시지

임종을 앞둔 이들은 말수가 줄어들고, 의사소통 방식이 점점 비언어적으로 바뀝니다. 눈빛, 손을 잡는 행동, 얼굴 표정 등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며, 이는 오히려 말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손을 꼭 쥐는 것은 “고마워”, “사랑해”, “여기 있어줘”라는 의미일 수 있고, 눈물이나 미소 한 번으로도 많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족들은 말의 유무보다는 ‘존재 자체’를 느끼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주는 것이 환자에게는 큰 위안이 됩니다. 언어보다 더 진한 감정의 교류는 이별의 아픔을 덜어줍니다.


가족과의 마지막 준비

5가지 행동을 알아 채고 미리 알려 주는 것이 떠날 이와 남을 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조금이나마 서로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행동은 단지 신체의 이상 반응이 아니라, 우리가 끝이라고 믿는 순간에도 여전히 '전하고 싶은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주며 그 행동 하나하나 속에는 미처 하지 못한 사랑, 풀지 못한 감정, 마지막 인사와 감사의 표현이 담겨 있습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피하기보다는, 차분히 받아들이고 함께 해주는 자세가 필요하고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곧 삶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며, 그 순간은 단지 이별이 아닌 또 다른 연결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군가의 마지막을 지켜보게 된다면, 그 순간이 진심과 온기로 채워지기를 바라며, 여러 말로 안심을 주기 어렵다면 조용히 손을 잡아 주시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