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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권고하며 중증 환자의 고통을 덜어 드리기 위해 호스피스 병원으로 이동하여 최소한의 치료와 지원을 받으며 점점 쇠약해져 가는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그라 들던 삶의 불꽃이 어느 순간 믿기지 않을 정도로 회복되는 듯이 보이고 있으며 - 음식 종류, 섭취량, 빈도 등 확연한 증가 - 이런 경우도 있는지 오히려 놀랄 정도입니다. 다만 담당 의사는 단순한 호전이 아닌 일시적 회복처럼 보이는 상태라는 소견을 번복하지는 않았습니다.
일시적 회복 상태의 정의
중증환자의 ‘일시적 건강 회복 상태’는 의료진 사이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개념입니다. 일반적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나 급성기 치료를 받은 환자가 일시적으로 생체 지표가 안정되고 주관적인 증상 호전을 보일 때를 일컫습니다. 하지만 이는 '완전한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병의 본질적 위험 요소가 완전히 제거되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2025년 기준, 보건복지부의 중증환자 관리 지침에서는 일시적 회복 상태를 “생체 징후가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예후상 재악화 가능성이 있는 상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산소포화도가 95% 이상으로 유지되고, 심박수와 혈압이 안정화되었으며, 환자가 의식이 명료한 경우 의료진은 일시적 회복기로 판단할 수 있으나 이러한 기준은 환자의 질환 유형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야 하며, 암환자, 호흡기 질환자, 심장질환자 등의 경우는 더 정밀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실제로 이러한 일시적 회복 상태에서 퇴원을 결정한 후 재입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으며, 중증환자의 조기 퇴원 후 30일 이내 재입원율은 상당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일시적 호전만으로는 완전한 회복을 단정할 수 없으며, 의료진과 보호자의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수입니다. 호흡기, 간, 신장, 혈액, 신경, 심혈관계 등 6가지 장기계통의 기능이 일시적 회복 상태로 보이더라도 전문가의 판단과 객관적인 결과를 통해 지속적인 집중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환자 가족의 혼란과 현실
의료 현장에서 일시적 회복 상태는 종종 가족들에게 ‘완치’ 혹은 ‘중증 상태 종료’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가 말을 하고 식사를 하며 일반 병동으로 이동을 요구할 정도로 회복한 듯이 보이는 상태가 치료 완료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중증환자들이 치료과정 중 여러 번의 회복과 악화를 반복하며, 이러한 반복은 환자 본인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큰 심리적 부담을 줍니다. 의료진은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는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보호자는 이를 '거의 회복됐다'로 해석하는 경우가 다수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인식 차이는 향후 돌봄 계획, 재활 치료, 복약 순응도 등에 영향을 미치며, 결국 환자의 전반적 회복 경로를 바꾸게 됩니다. 또한, 일시적 회복 상태에서 보호자가 지나치게 낙관적이 될 경우, 환자의 중장기 재활 계획 수립에 소홀해질 수 있으며 특히 퇴원 직후 1개월 이내가 재악화의 고위험 구간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면, 다시 입원하게 되는 경우 의료적·경제적 손실이 더욱 커지게 됩니다. 최근 일시적 회복 이후 조기 퇴원한 환자의 재입원 평균 소요기간은 약 16.7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중증 질환별 적절한 회복관리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보호자 교육과 함께 실질적인 중증 질환 경과 예측 정보, 재활 중요성, 통원 치료 등의 절차적 계획과 환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희망적인 표현’보다 ‘현실에 근거한 정확한 정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하물며 호스피스 병동에서 '회광반조' 와 같이 환자의 상태가 예외적으로 호전된 상태를 보이기는 하나, 실제 스스로 거동은 할 수 없는 경우 귀가 후에 간병인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가족의 사정으로 환자 혼자서 집에 있어야 하는 경우라면 그에 대한 환자 보호 상태가 오히려 호스피스에서 간병인을 통한 관리 상태보다 못할 것입니다. 최소한 문제 발생 시 간호사나 간병인의 인지 시간 단축 등의 관리하에 있는 것과 환자 혼자 집에서 대기하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현실은 병보다 무서울 수 있습니다.
회복기 관리 전략과 재악화 방지
일시적 회복 상태에서 중요한 것은 ‘상태 유지’와 ‘재악화 방지’입니다. 중증환자는 장기적으로 면역력 저하, 체력 손실, 심리적 불안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므로 의료진과 보호자 모두가 여러 경우를 예상하고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삶도 고려하여 대응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어 보이는 상태를 기준으로 퇴원이나 다른 방안을 마련한다면 몇 가지를 면밀히 관찰하여야 합니다. 첫 번째 생체 지표 모니터링입니다. 퇴원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주기적인 체온, 혈압, 산소포화도, 심박수 등을 체크하고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을 경우 즉시 의료기관에 연락하여 환자를 관리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재활 치료입니다. 특히 호흡기 질환자나 뇌졸중, 심장 질환을 앓았던 환자의 경우 퇴원 후 1~3개월 내에 집중적인 재활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며 집중재활이 필요한 회복기 환자는 하루 최소 1시간 이상의 물리치료 및 작업치료를 주 5일 이상 받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세 번째는 정신건강 관리입니다. 중증 질환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유발합니다. 환자는 ‘이제 다 나은 줄 알았는데 왜 다시 힘들어지나’라는 불안과 우울을 겪을 수 있으며, 보호자 또한 번아웃에 가까운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회복기 정신건강을 위해 지역사회 기반의 심리상담 프로그램이나 ‘회복기 케어 매니저’ 제도를 도입하는 병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식이요법과 영양섭취도 회복기의 핵심입니다. 영양 불균형은 면역력 저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므로 다양한 주요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며 물 섭취량, 염분 조절 등 개별 질환에 맞는 식단도 챙겨서 이러한 조정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재악화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중증환자의 일시적 회복은 ‘완치’가 아닌 ‘과도기’ 이며 의학적 지표와 현실적 준비를 병행해야 합니다. 희망에 부풀게 된 마음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가 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와 대처 방안을 세워야 하나, 환자의 회복에 대해 기뻐하는 마음은 당연할 반응일 것입니다. 환자의 고통을 오래 보아 왔을수록 환자의 회복을 기대했던 가족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면 '식사를 다시 드실 수 있는 그 자체' 만으로도 다 나아간다는 믿음을 받게 되는 것이 환자 가족의 마음이라고 생각됩니다.